심리 상담 1회차

청하의 1집 9번 트랙 '짜증 나게 만들어(Bother Me)'

청하 왈 
"가사를 조금 더 자극적으로 하고 싶었는데.. 그냥 들었을 때는 썸관계? 약간 그런 느낌이에요. 
 근데 저는 사실 직장 상사에게 하고 싶은, 그런 감정을 담아서... 
 아! 두 번 얘기하지만 대표님들은 아닙니다! 오해하시면 안 돼요! ㅋㅋㅋ"

그래서 유독 날이 선 듯 꽂히는 목소리의 곡.
도도하고 매서운 고양이 눈을 하고선 리듬을 타게 되는 이 노래가 마음에 들었다.

          *   *   *

어제 심리 상담을 받았다. 
1시간 반 정도 MBTI 검사와 인격 검사를 작성하고
실질적인 상담은 한 한시간가량 대화하며 내 이야기를 터놓는 게 다였다.
어김없이 나는 말이 많았고 눈물도 많았다.

선생님이 해주신 피드백 중 대충 기억나는 것은 세 가지 정도.
첫째 나는 자기방어 기제가 없어서 남은 것은 나뿐이라 모든 화살을 나한테 돌린다는 것.
둘째 극과 극은 사실 같아서 모든 것을 남 탓하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전혀 안 하는 것도 문제라는 것.
셋째 "나도 다른 선생님한테 상담받으면 마지막에 항상 이 말을 듣거든요? 나도 ㅇㅇ씨한테 이 말을 해주고 싶어요.
       마음에 가득 찬 김을 좀 빼~
       밥을 할 때도 마지막에 김을 빼주지 않으면 밥이 아니라 죽이 된다구요~"

그래서 김은 어떻게 빼는 건데요?
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요?

물어보고 싶었는데 상담 시간이 선생님 쉬는 시간을 지나 다음 상담자의 시간까지 뺏은 상태라
바쁘게 고개만 끄덕이고 나왔다.

한결 가벼워졌고 개운했다.
마음의 짐 덩이를 한 짝 내려놓지만 내려놓는 것 조차 정말 괜찮은지 스스로에게 눈치가 보였다.
마치 이런 이야기를 부모님에게 한다면 자기변명 하는 거냐고 쏘아붙일 것만 같아 숨 막히는 두려움.
한동안 마음이 지옥과도 같았는데...
'네 잘못이 아냐' 같은 말들에 주저앉아 펑펑 울어버릴 것만 같았다.

마음에 가득 찬 김을 좀 빼~

머릿속에 맴돈다.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...
다음 주 상담받으러 가서 여쭤봐야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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